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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 2015타경XXXX, 입찰자는 오른쪽으로 나와 주세요.”
서울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 힐스테이트 1차’ 아파트 경매 입찰자 24명이 한꺼번에 자리에서 일어나자 경매 법정 곳곳에선 “이렇게나 많이 입찰했었냐”며 탄식이 터져 나왔다. 다수의 경쟁자를 확인한 입찰자들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판사가 “낙찰가는 3억5580만원”이라고 말하자 일부 입찰자는 높은 낙찰가가 어이없기라도 한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15일 오전 11시 20분 서울서부지방법원 1001호 경매법정. 경매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만 하더라도 148개 좌석 중 절반가량은 자리가 비었지만, 입찰 마감인 11시 20분쯤엔 모든 좌석이 꽉 찼다. 30여명은 빈자리가 없어 법정 뒤편에 서서 초조하게 경매 결과를 기다리기도 했다.
‘버저비터’ 입찰도 있었다. 한 입찰자는 오전 11시 10분쯤 법정에 도착해 마감을 1분 남긴 11시 19분에 간신히 입찰서를 냈다.
◆ 아파트 경쟁 열기 ‘후끈’… 치솟는 낙찰가율
법원경매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물건은 단연 아파트. 이날 경매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아파트에 집중됐다. 최저입찰가 2억7584만원에 나온 불광동 ‘북한산 힐스테이트 1차’ 아파트는 3억5580만원에, 최저입찰가 4억6400만원의 마포구 창전동 ‘현대홈타운’은 5억7300만원에 낙찰됐다. 두 아파트 모두 입찰자가 각각 20명이 넘었다.
- ▲ 15일 오전 서울 서부지방법원 10층 경매 법정에 마련된 148개의 좌석이 입찰자들로 가득 찼다. /고성민 기자
낙찰에 실패한 입찰자들은 못내 아쉬움을 토했다. 북한산 힐스테이트 1차에 입찰한 엄모(34) 씨는 “3억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입찰했는데 이보다 50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돼 놀랐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물건에 입찰했던 한정훈(48) 씨도 “저금리 탓인지 요즘 들어서 아파트 경매 경쟁이 너무 치열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작년 1분기 서울 법원 전체에서 진행된 주거시설의 총 경매 건수는 2688건(월평균 약 896건)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매건수가 크게 줄었다. 1월에는 435건, 2월에는 411건으로 지난해 월 평균치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법원경매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경쟁은 치열해졌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작년 주거시설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7.8%이지만 올해 초부터 3월 14일까지 평균 낙찰가율은 90.1%로 상승했다. 물건당 평균 응찰자도 작년 5.9명에서 올해 6.1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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