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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의 3층 규모 사우나 건물(936㎡)이 경매에 나왔습니다. 목욕시설은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없어 유찰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건물에는 15명이 응찰해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건물은 감정가의 89%에 해당하는 7억6399만원을 쓴 응찰자에게 돌아갔습니다.
목욕탕·찜질방·사우나는 경매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받는 대표 종목입니다. 경매 시장에 나온 목욕시설은 평균 4차례 유찰되고 감정가의 30% 수준에 낙찰되는 운명을 맞습니다.
보일러·배관 등 설비를 보수·철거하거나 리모델링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경험이 없으면 운영하기 까다로운 탓이지요. 하지만 최근 저금리 기조에 수익형 부동산 수요가 늘면서 목욕시설이 '틈새 투자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경매에 나온 목욕시설 평균 응찰자 수는 2.9명으로 작년(평균 2.2명)보다 늘었습니다. 업무·상업 시설에 대한 경매 열기가 높아진 올해 5월부터는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이 50%를 넘고 있습니다. 저렴하게 나온 목욕탕을 사들여 직접 운영하려는 업자들과 리모델링을 통해 사무실, 원룸텔 등으로 바꾸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허름한 동네 목욕탕이 사무실이나 미술관 등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안경업체 젠틀몬스터는 서울 종로구 계동의 오래된 동네목욕탕을 매입해 외관은 그대로 유지한 채 쇼룸으로 개조해 운영 중입니다. 강원도 고성군은 문을 닫은 사우나 건물 부지를 매입해 작은 영화관과 북카페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싸게 나온 목욕탕도 투자 대상으로 신중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입지나 건물 상태에 따라 철거·리모델링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용도 변경 절차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꼼꼼한 현장 점검과 사전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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